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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나쁜 습관, 이해와 교정의 시작

by 보라 향초 2025. 5. 9.

강아지와 고양이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
강아지가 편안히 엎드려서 정면을 보고있는 사진
식분증이 있던 우리집 둘째 강아지 모카입니다.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살아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도 기쁜 일이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만큼이나, 때때로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순간들도 분명 존재했지요. 특히 식분증이나 입질, 무단 배변처럼 사람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마주할 때면 ‘왜 저럴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행동들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혼내기보다 이해와 교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겪었던 다양한 문제행동과 그 원인, 그리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교정 방법에 대해 정리해보려 합니다.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강아지의 대표적인 문제 행동

1. 식분증

처음으로 식분증을 목격했을 때 솔직히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란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사람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걱정도 되고,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검색도 많이 해봤습니다. 알고 보니 식분증은 의외로 반려견에게 흔한 문제 중 하나이며, 심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배변 훈련 도중 혼난 경험이 있는 경우에 생기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저희 강아지는 많은 대부분의 반려견들과 다르게 자기 변을 먹는 것이 아닌 고양이 변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다 고양이 전문 수의사 분이 나와서 하는 말씀을 들었는데 강아지가 고양이 변을 먹는 행동은 의외로 고양이와 강아지를 같이 키우는 가정에서 자주 생기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도 너무나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강아지에게 고양이 변은 새로운 간식과 같은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양이 화장실을 바꿔주고 강아지가 고양이 화장실 근처에 가지 못하도록 생활환경을 바꿨습니다. 집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퍼즐 장난감을 도입해 강아지의 관심을 고양이에서 자연스럽게 산책과 장난감으로 활동을 유도했습니다. 식사 패턴도 조절하고, 배변 후 바로 치워주는 등 관리에 신경 쓰자 식분증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중요한 건 혼내지 않고, 차분히 원인을 찾아 환경을 바꾸려 노력한 점이었습니다. 덕분에 예민한 고양이들이 새로운 화장실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식분증은 생각보다 흔한 일이지만 드러내놓고 얘기하기에는 내 사랑스러운 반려견에게 선입견이 생길까 봐 숨기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2. 입질

입질은 특히 강아지가 어린 시절에 많이 보이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저희 둘째 강아지도 처음 집에 왔을 무렵 손이나 발을 자주 물곤 했는데, 당시엔 그저 귀여운 장난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세게 무는 경우가 생기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입질의 원인은 다양한데, 이갈이 시기의 불편함 해소, 장난, 혹은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야!'라고 말하며 놀이를 즉시 중단하고, 물릴 때마다 손 대신 씹을 수 있는 장난감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훈련했습니다. 또, 손으로 놀아주는 행동을 피하고 항상 장난감을 사용하여 놀아주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반복과 일관성을 지키자 시간이 지나며 확실히 줄었고, 지금은 손을 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가끔 자기가 필요한 걸 안 들어줬을 때 살짝살짝 무는듯한 행동을 하는데 아프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절한 반응과 대체 행동 제시였습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빨리 이해하고 반응해 주니 확실히 행동이 없어지더라고요. 문제가 있다면 확실한 방안도 분명히 있으니 여러 가지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3. 분리불안과 짖음

분리불안은 반려견이 혼자 남겨졌을 때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며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저희 첫째 강아지도 제가 외출할 때마다 창문 앞에서 울거나 짖었고, 집에 돌아오면 베개나 슬리퍼가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혼내보기도 했지만 그건 오히려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되었고,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외출 전에 충분한 산책과 놀이로 에너지를 소모시켜 주었고, 출입 시 과한 인사나 작별 인사를 줄이도록 노력했습니다. 간식이 들어간 장난감을 주어 혼자 있는 시간을 긍정적으로 느끼도록 유도했고, 짧은 외출부터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훈련했습니다. 몇 주가 지나자 점점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지금은 혼자 있어도 편안히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과 차분한 접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벨소리와 밖에서 나는 오토바이 소리에는 과한 반응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나이가 들어 조금만 다른 아이들이 곁에 와도 짖어대는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기가 약해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곁에 오면 자기가 다칠 거라는 방어에서 나오는 짖음이라 그저 곁을 내어주고 내 옆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널 다치게 할 일은 없을 거라는 믿음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금세 얌전하게 옆에 누워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4. 고양이 무단 배변

고양이 셋 중 첫째가 갑자기 화장실이 아닌 장소에 배변을 하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물병원에 데려갔지만,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후 고양이 화장실을 자세히 살펴보니, 사용하던 모래의 냄새나 질감이 바뀐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고양이는 화장실 환경에 매우 민감해서 조금이라도 낯설거나 불쾌한 조건이 생기면 쉽게 외면하곤 합니다. 그래서 고양이 수보다 하나 더 많은 화장실을 집안 여러 공간에 나눠 배치했고, 매일 청소를 해 쾌적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모래도 이전에 잘 쓰던 종류로 다시 바꾸니,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5. 고양이 가구 긁기

고양이는 발톱을 갈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긁는 행동을 하는데, 그 대상이 소파나 벽지일 경우 보호자 입장에서는 꽤 속상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 집 둘째 고양이도 한동안 소파 모서리나 식탁 다리를 자주 긁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안 돼!”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긁어도 되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재질의 스크래처를 고양이들이 자주 다니는 장소마다 배치했고, 캣타워나 바닥형 스크래처도 함께 뒀습니다. 고양이가 스크래처를 사용할 때마다 간식이나 칭찬으로 긍정 강화를 해주었고, 점차 가구에 대한 관심이 줄었습니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때로는 훈육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컴퓨터 의자는 포기 못하겠는지 새로 산 첫날부터 스크래쳐로 사용하더라고요. 다음번 가구를 살 때는 가죽은 피하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6. 고양이 야행성 행동 ( 우다다)

고양이는 본래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밤이 되면 활동이 많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둘째 고양이도 유난히 밤이 되면 에너지가 폭발하듯 집안을 뛰어다녔고, 덕분에 가족 모두 잠을 설치는 일이 잦았습니다. 처음엔 그냥 두었지만, 수면 부족이 심해지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낮 동안 충분히 놀아주지 않으면 고양이는 그 에너지를 밤에 분출하는 습성이 있더군요. 그래서 잠들기 전 최소 30분 이상 사냥놀이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놀아 주었고, 그 이후에는 간식을 조금 주며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동시에 조명을 어둡게 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어 자연스럽게 야간 루틴을 조정했습니다. 그렇게 생활 패턴이 안정되자 고양이도 덜 우다다를 하게 되었고, 밤잠도 편안히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 원인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7. 함께 살아가는 지혜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감정과 스트레스를 표현합니다. 문제행동이라고 보이는 행동들조차도 사실은 그들의 필요나 불편함을 드러내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나쁜 버릇이라 여기고 혼낸 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행동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민한 아이들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외로움을 느끼거나 지루할 때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인 우리가 그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환경을 개선하며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꾸준히 대화하듯 반응하고, 좋은 행동에는 칭찬과 보상을 아끼지 않으며, 나쁜 행동에는 차분한 훈육으로 대처하는 습관이 쌓이면 아이들도 점차 안정을 찾게 됩니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이해와 존중, 인내를 바탕으로 한 깊은 관계의 연속임을 느낍니다.

글을 정리하며...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귀엽고 예쁜 존재를 돌보는 일이 아니라,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매일을 함께 살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행동이라고 불리는 것들 역시 아이들이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혼내기보다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천천히 관찰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고, 지치거나 속상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보내준 믿음 어린 눈빛과 애정 어린 행동은 제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우리 가족의 모습에 감사하며, 같은 길을 걷고 계신 분들께 이 글이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따뜻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