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두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며 가장 예민해진 부분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음식’**입니다. 함께 사는 아이들이 무엇을 입에 넣는가에 따라 건강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죠. 처음 반려동물을 맞이했을 땐 사람처럼 대하다 보니, 내가 먹던 음식을 나누는 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다크초콜릿 한 조각을 삼킨 강아지를 안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면서, 그 ‘사랑’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1. 생명을 위협하는 절대 금지 양음식
초콜릿과 카페인
초콜릿에는 테오브로민과 카페인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반려동물의 심장과 신경계에 치명적입니다. 특히 다크초콜릿일수록 농도가 높아, 작은 양으로도 구토, 경련,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양판, 마늘, 파 등 Allium 계열
이 계열 식품은 적혈구를 파괴하여 빈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특히 더 민감해서, 식탁 위에 올려놓은 음식을 몰래 먹고 구토와 무기력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간 적도 있었습니다. 소량이라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포도와 건포도
현재까지도 정확한 독성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포도와 건포도는 반려견에게 급성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간식으로 과일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주었는데 아이가 구토를 해서 병원에 갔더니 포도는 절대 주어선 안된다고 하는 말씀을 듣고 많이 반성하고 아이에게 미안해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초보 견주였고 그 후로 무엇을 아이에게 줄 때 꼭 찾아보고 있습니다.
2. 자주 주는 음식 속의 함정
우유와 유제품
사람에겐 건강한 간식이지만, 많은 반려동물은 유당을 소화하지 못합니다. 일반 우유를 마신 강아지가 다음 날 설사와 복통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려동물 전용 유당 분해 우유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날계란과 생고기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세균 감염 위험은 물론, 날계란의 흰자에 포함된 아비딘 성분이 비타민 흡수를 방해합니다. 건강식이라 생각하고 준 생고기 한 점이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뼈 ~ 특히 익힌 닭뼈와 생선뼈
익힌 뼈는 잘게 부서지면서 식도나 장기를 찌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산책 나갔다가 길거리에 버려진 닭뼈를 주워 먹어 병원에 간 적도 있어요. 산책 가실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순식간에 삼켜 버리거든요.
3. 의외로 위험한 음식들
아보카도
사람에게는 슈퍼푸드지만, 아보카도에 포함된 **페르신(persin)**은 일부 동물에게 독성을 가집니다. 고양이나 반려견이 과량 섭취하면 구토,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일 수 있어요.
견과류 ~ 특히 마카다미아
마카다미아는 반려견에게 치명적입니다. 무기력증, 구토, 체온 상승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그 외에도 기름진 견과류는 췌장염의 위험을 높입니다. 고양이는 대체로 관심을 덜 보이긴 하나, 절대 방심은 금물입니다.
자일리톨, 알코올
무설탕 껌이나 일부 베이킹 제품에 들어가는 자일리톨은 인슐린 분비를 급격히 촉진해 저혈당 쇼크를 유발합니다. 소량의 알코올도 신경계 마비나 구토 증상을 일으킬 수 있죠. 고양이가 실수로 와인 잔을 핥은 날, 멍한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글을 정리하며 ~ 사랑하는 만큼 알아야 할 것들
우리는 그저 좋은 걸 주고 싶었을 뿐이지만, 사람 기준의 음식은 반려동물에게 결코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음식들을 미리 알고 조심하는 것, 그것이 진짜 보호자의 책임이 아닐까요?
이제는 외출할 때 음식물 쓰레기 뚜껑을 꼭 닫고, 주방에선 절대 아이들 눈을 떼지 않습니다. 함께 사는 생명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사랑은 알게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부터라도 냉장고와 식탁 위의 음식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가족의 행복은 아주 작은 습관에서 지켜질 수 있습니다.